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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SIMARKET COLUMN

유리장 왼쪽 끝 피규어만 색이 빠진 이유: 5년 뒤 깨달은 간접광의 배신

창문에서 2미터 떨어진 유리장 안, 직사광선이 닿지 않는다고 안심했던 피규어들이 5년 만에 변색되었습니다. 간접광·LED 조명·먼지가 만드는 장기 누적 손상의 메커니즘과, 지금 당장 확인해야 할 진열 환경의 세 가지 변수를 15년 수집 경험으로 정리합니다.

유리장 왼쪽 끝 피규어만 색이 빠진 이유: 5년 뒤 깨달은 간접광의 배신
Photo: othree / CC BY

2019년 여름, 유리장 왼쪽 끝에 세운 피규어

2019년 7월에 예약했던 1/7 스케일 피규어가 2020년 2월 배송되었을 때, 저는 유리장 왼쪽 끝 칸에 그 피규어를 세웠습니다. 창문에서 2미터 떨어진 자리였습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창문 너머로 들어오는 빛은 벽에 반사되어 부드럽게 퍼졌고, 유리장 안쪽까지 직사광선이 닿지 않는다는 사실을 저는 여러 번 확인했습니다. 레이스 커튼까지 쳐둔 상태였으니 안심할 만했습니다.

2024년 10월, 그 피규어의 치마 주름 안쪽이 처음 개봉했을 때보다 0.5톤 정도 밝아져 있었습니다. 같은 시기에 산 다른 피규어들과 나란히 세웠을 때 색 차이가 명확했습니다. 직사광선을 피했는데도, 간접광만으로 5년에 걸쳐 누적된 손상이었습니다. 이 글은 그때 제가 뒤늦게 배운 것들을 정리한 기록입니다.

직사광선만 피하면 된다는 착각

피규어 보관 가이드 대부분은 "직사광선을 피하세요"라고 말합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불충분합니다. 자외선은 직사광선뿐 아니라 간접광에도 포함되어 있고, 창문 너머 2~3미터 거리에서도 매일 몇 시간씩 쬐면 5년 단위로 누적됩니다. 특히 PVC 소재는 자외선에 장기 노출될 경우 가소제가 서서히 분해되면서 표면이 끈적거리거나 색이 변합니다.

제 유리장은 남향 창문에서 2미터 떨어진 북쪽 벽에 붙어 있었습니다. 오전 시간대 창문으로 들어온 빛이 방 안쪽 벽에 반사되어 유리장 왼쪽 면을 비추는 구조였습니다. 하루에 3~4시간, 1년이면 약 1,100시간, 5년이면 5,500시간입니다. 이 정도 누적 조사량이면 간접광이라도 변색이 시작됩니다. 직사광선을 피했다는 사실이 면죄부가 되지 않는 이유입니다.

2015년 원더 페스티벌 딜러 부스에서 산 가레키(무도색 레진 키트)를 직접 도색해 완성한 뒤, 같은 유리장 오른쪽 끝에 세운 피규어는 색이 거의 그대로였습니다. 왼쪽 끝과 오른쪽 끝, 불과 80cm 차이였지만 간접광 노출 시간이 달랐습니다. 빛은 방향성을 가지고 있고, 유리장 안에서도 위치에 따라 조도가 다릅니다.

Photo: othree / CC BY

간접광 조도를 측정하는 법

스마트폰 앱으로 조도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Android는 'Light Meter', iOS는 'Lux Light Meter' 같은 무료 앱이 있습니다. 유리장 각 칸에 스마트폰을 넣고 오전·오후·저녁 시간대별로 조도를 재보면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옵니다. 창문에서 멀다고 해서 안전하지 않습니다. 벽 반사광, 천장 반사광이 특정 칸에 집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 경험상 500lux 이상이 하루 3시간 이상 지속되는 자리는 장기 보관에 부적합합니다. 박물관 전시 기준은 보통 150lux 이하입니다. 가정 환경에서 150lux를 유지하기는 어렵지만, 최소한 300lux 이하로 억제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조도계 앱으로 재보면 창문 쪽 칸은 오전 시간대 800~1,200lux까지 올라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레이스 커튼을 쳐도 500~700lux 정도입니다.

측정 시점은 계절마다 달라집니다. 여름 오전 9시 해 높이와 겨울 오전 11시 해 높이가 다르고, 빛이 들어오는 각도도 달라집니다. 한 번 재고 끝내지 말고, 봄·여름·가을·겨울 각 시즌에 한 번씩 재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귀찮아 보이지만, 5년 뒤 변색된 피규어를 보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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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 조명도 안전하지 않다

"LED는 자외선이 거의 없으니 안전하다"는 말을 믿고, 저는 유리장 내부에 LED 스트립을 붙여 상시 점등했습니다.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약 5년간, 하루 평균 10시간 정도 켜두었습니다. LED는 확실히 형광등이나 할로겐 램프보다 자외선 방출량이 적습니다. 그러나 "적다"는 말은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LED 스펙을 보면 UV-A 영역(315~400nm)에서 미량의 방출이 있습니다. 제조사마다 다르지만, 일반 백색 LED는 대략 380~400nm 부근에서 아주 작은 피크를 보입니다. 하루 10시간, 5년이면 18,250시간입니다. 미량이라도 이 정도 누적되면 PVC 표면에 영향을 줍니다. 특히 LED 바로 아래 놓인 피규어는 상부 파츠(머리카락, 어깨 장식)부터 미세하게 색이 바랩니다.

더 큰 문제는 열입니다. LED는 발열량이 적다지만, 밀폐된 유리장 안쪽 상단에 붙인 LED 스트립 주변 온도는 외부보다 2~3도 높습니다. PVC는 30도 이상에서 가소제 휘발 속도가 빨라집니다. 여름철 유리장 안쪽 상단 온도가 35도를 넘는 경우도 있습니다. LED를 상시 점등하지 말고, 감상할 때만 켜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Photo: PattayaPatrol / CC BY-SA

먼지가 만드는 미세 스크래치

간접광과 LED만큼이나 무시되는 변수가 먼지입니다. 유리장 안쪽이라도 문을 열고 닫을 때마다 먼지가 들어갑니다. 한 달에 한 번 청소한다고 해도, 그 사이 피규어 표면에 쌓인 먼지는 정전기로 달라붙어 있습니다. 먼지를 닦아낼 때 마른 천으로 문지르면, 먼지 입자가 PVC 표면에 미세한 스크래치를 냅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수백 번 반복되면 표면 광택이 흐려집니다.

2020년에 산 넨도로이드를 5년간 유리장에 세워두고, 한 달에 한 번 마른 극세사 천으로 닦았습니다. 2024년 가을, 같은 제품 재판이 나와서 새로 구입한 뒤 나란히 세웠을 때, 구판 넨도로이드 얼굴 파츠 표면이 신판보다 덜 반짝였습니다. 도색이 벗겨진 것은 아니지만, 표면에 미세한 스크래치가 누적되어 빛 반사가 달라진 것입니다.

올바른 먼지 제거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에어 블로어(카메라 렌즈 청소용)로 먼지를 날려 보냅니다. 그다음 미지근한 물에 중성 세제를 한두 방울 떨어뜨린 뒤, 부드러운 천을 적셔 물기를 꽉 짠 상태로 살살 닦습니다. 마른 천으로 바로 문지르지 않습니다. 한 달에 한 번이 아니라, 3개월에 한 번 정도로도 충분합니다. 자주 만지는 것 자체가 손상 원인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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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장 위치를 옮길 수 없을 때

현실적으로 유리장을 창문 반대편 벽으로 옮기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방 구조상 그 자리밖에 없거나, 무거운 유리장을 혼자 옮길 수 없거나, 전월세라 큰 가구 배치를 바꾸기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위치가 아니라 환경을 조정합니다.

첫째, 창문에 UV 차단 필름을 붙입니다. 자외선 차단율 99% 제품이 시중에 많습니다. 시공 없이 물만 뿌려 붙이는 제품도 있습니다. 필름 한 장으로 간접광 자외선량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둘째, 유리장 내부 조명은 타이머 콘센트로 관리합니다. 하루 2~3시간만 켜지도록 설정하면 누적 조사량이 줄어듭니다. 셋째, 유리장 문에 얇은 UV 차단 아크릴판을 덧대는 방법도 있습니다. 투명도가 약간 떨어지지만, 자외선 차단 효과는 확실합니다.

제 경우 2024년 가을부터 창문에 UV 필름을 붙이고, LED 조명은 저녁 시간대 2시간만 켜도록 타이머를 설정했습니다. 유리장 위치는 그대로지만, 조도계로 재보니 평균 조도가 300lux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이미 변색된 피규어는 되돌릴 수 없지만, 앞으로 들어올 피규어들은 지킬 수 있습니다.

Photo: animaster / CC BY

5년 뒤를 생각하는 진열

피규어는 사는 순간이 아니라 세워둔 이후가 더 깁니다. 예약 전쟁에서 이기고, 발매일 연기를 3번 견디고, 배대지 요금과 관세를 치르고 손에 넣은 피규어를 유리장에 세우는 순간, 그 피규어의 시간은 이제 시작입니다. 5년 뒤, 10년 뒤에도 지금과 같은 색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지금 세우는 자리와 환경이 결정합니다.

데코마스와 양산품의 갭을 경계하듯, 개봉 직후와 5년 뒤의 갭도 경계해야 합니다. 변색은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매일 보는 사람은 잘 모릅니다. 같은 제품 재판이 나오거나, 새 피규어와 나란히 세웠을 때 비로소 알아챕니다. 그때는 이미 늦습니다. 지금 조도를 재고, 지금 UV 필름을 붙이고, 지금 LED 타이머를 설정하는 것이 5년 뒤 후회를 막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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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유리장 안쪽에도 먼지가 쌓이나요?

유리장 문을 완전히 밀폐해도 틈새로 먼지가 들어옵니다. 특히 문 개폐 시 공기 흐름으로 미세 먼지가 유입되며, 정전기로 피규어 표면에 달라붙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에어 블로어로 먼지를 날려 보내고, 3개월에 한 번 물티슈(중성 세제 희석)로 닦는 것을 권장합니다.

LED 조명을 계속 켜두면 안 되나요?

LED도 미량의 자외선을 방출하고, 밀폐 공간 내부 온도를 2~3도 높입니다. 하루 10시간씩 5년 누적 시 PVC 가소제 휘발과 미세 변색 위험이 있습니다. 감상 시에만 켜거나, 타이머 콘센트로 하루 2~3시간 이내로 제한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창문에서 몇 미터 떨어져야 안전한가요?

거리보다 중요한 것은 조도입니다. 스마트폰 조도계 앱으로 유리장 내부를 측정해, 하루 평균 300lux 이하로 유지되는지 확인하세요. 창문에서 3미터 떨어져도 벽 반사광으로 500lux 이상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거리가 아니라 실측값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이미 변색된 피규어는 복구할 수 없나요?

PVC 소재가 자외선으로 변색된 경우, 가소제 분해가 진행된 상태라 원상 복구는 불가능합니다. 일부 도색 변색은 전문 리페인팅으로 개선할 수 있지만, 비용이 새 피규어 구입비와 비슷하거나 더 비쌉니다. 예방이 유일한 대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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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여러분의 유리장에 좋은 인연이 닿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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